한국 판타지 환혼석(korean fantasy phantasm stone)
조선시대의 설화 환혼석(phantasm stone)는 죽은 생명을 다시 살려내는 돌이라고 합니다. 이 내용은 조선 광해군 시절 유몽인이 쓴 야담집인 어유야담(370)에 나오는 내용이라 합니다.
충청남도 아산의 어느 마을에 큰 나무 한그루가 있었는데, 그 나무에는 암수 학 한 쌍이 둥지에 틀고서 알을 낳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 모슴을 본 아이 하나가 나무에 올라가서는 둥지에서 알을 꺼내 장난치다가 알을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거기서 새끼 학이 나왔는데, 아이가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습니다. 그걸 본 노인 한 명이 아이에게 다가와서 야단을 치며, “비록 학이 짐승이지만 엄연히 생명인데 이게 무슨 나쁜짓이냐!? 알과 새끼를 원래 있던 둥지로 돌려놔라” 혼내자 아이는 깨진 알과 죽은 학의 새끼를 둥지에 돌려 놨습니다. 학 부부는 죽은 새끼를 보며 매우 슬퍼하며 한참 울었습니다.
한 마리가 어디론가 날라가더니 4일 후에 왠 파랗게 빛나는 돌맹이 하나를 물고서 둥지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죽었던 새끼 학이 파란 돌맹이가 둥지에 들어오자 살아났습니다. 그 관경을 지켜보던 노인은 신기해했습니다.
분명 죽은 새끼인데 대체 어떻게 살아났단 말인가? 학이 영물이지만, 한번 죽은 생명을 되살릴 수 없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거늘, 혹시 저 빛나는 돌맹이가 되살린것인가? 하고 생각하며 나무 위로 올라가서 둥지 속 돌맹이를 꺼내 품속에 넣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노인은 종6품 무관직인 종사관 벼슬에 있는 아들에게 자신이 본 것과 돌맹이에 대해 알려주며 파란 돌맹이를 잘 간직하라고 말했습니다.
종사관은 아버지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부적처럼 품속에 넣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종사관은 중국으로 가는 사신 일행에 합류하여 중국 수도 연경으로 떠났습니다. 연경에 도착해서 숙소에 머문 종사관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 돌맹이를 보여주니, 한 외국인 장사꾼이 자신에게 천금에 팔지 않겠냐? 하고 제안하니, 종사관이 좋다고 하자 장사꾼이 천금을 가져오겠다고 기달리라고 말한 뒤 떠났습니다.
졸지에 횡재하게 된 종사관은 신났지만, 파란 돌멩이를 자세히 보니 약간 지저분한 것 같아서 장사꾼이 값어치 떨어진다고 돈을 덜 줄까 봐, 모래와 돌을 가져와 박박 문질러 표면을 말끔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돈을 가져온 장사꾼이 실망하며 못사겠다고 합니다. 이에 종사관이 의아해하며 “뭐가 잘못되었소?” 하고 묻자, 장사꾼이 “저 먼 서쪽 사막 유사에 있는 아주 귀한 보물인데, 죽은 생명의 영혼을 돌아오게하는 황혼석입니다. 이 돌은 시체 곁에 놔두면 되살아나오, 그런데 당신이 이 황혼석 표면을 죄다 닳아버리게해서 힘이 사라졌오!”
그 말을 들은 종사관은 자신의 섣부른 행동 때문에 아까운 보물을 망치고 천금을 얻을 기회도 날려버렸다며 슬퍼했다고 전해집니다.
요약 및 다른 설
아산의 한 마을에는 학이 마을 옆 나무에 둥지를 틀고 살았다. 학이 알을 낳아 품었을 때 아이들이 그 알을 가지고 나와 깨어 보니 속에 새끼가 거의 다 되어 털이 나 있었다. 이를 본 마을 노인은 아이들을 꾸짖고 그 알을 도로 둥지에 넣어 주었다. 암수 두 마리의 학은 그 깨진 알을 보고 슬피 울다가, 한 마리는 둥지를 지키고 다른 한 마리는 어디로 날아갔다가 3, 4일 지나 돌아왔다. 그런데 얼마 후에 보니 죽었던 학의 새끼가 살아나 재잘거리고 있었다. 노인이 하도 신기해 학의 둥지에 가보니 아름답게 빛나는 청석(靑石)이 있었다. 노인은 이 돌을 가지고 와서 집에 두었는데, 그 아들이 무인으로 중국 가는 사신의 종사관이 되어 가면서 이 청석을 가지고 갔다.
중국 시장에서 이것을 내놓고 있으니, 한 호상(胡商)이 보고는 어디에서 났느냐고 묻기에, 학이 가져온 것이라고 대답했다. 호상은 곧 1천금에 사겠는데 지금 현금이 없으니 돈을 마련해 올 동안 잘 싸서 보관하고 있으라고 말했다. 무인은 기분이 좋아, 청석을 닦으면서 보니까 표면이 약간 파져 마치 구욕새(鳥)의 눈 같은 것이 있었다. 그래서 모래에 문질러 매끈하게 닦아 지우고는 잘 싸서 상자 속에 넣고 기다렸다. 얼마 후 호상이 1천금을 마련해 와서 청석을 꺼내 보고는 놀라면서 말했다. “이 돌은 서해 유사(流砂) 지역에서 가지고 온 ‘환혼석’이란 돌인데, 죽은 사람 품속에 넣어 두면 다시 살아나는 신기한 보물이다.
그런데 먼저 볼 때와는 달리, 이 돌의 눈이 모래에 문질러 지워 버렸으니 그 정(精)을 상실해 이제 효력이 없어져, 하나의 돌멩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먼 이역에서 왔으니 완상용(琓賞用)으로 삼게 10금을 주고 사겠다.”라고 말하고, 10금을 내고 가져갔다. 무인은 며칠 사이에 1천금이 10금으로 되었으니 안타까워하면서 돌아왔다. –문화원형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