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전통가옥(전통집) 고민카입니다. 교외 지역이나 서브컬처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고민카는 일터 또는 가정집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용도를 수용할 수 있도록 거대한 규모로 지어졌습니다.
자연재해와 지진에도 버티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많은 전통 가옥이 남아 있습니다. 전통집의 역사와 특징, 그리고 지금은 어디에 남아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고민카란 무엇인가요?
고민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오래된 집‘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제 2차 세계대전 이전에 사진과 같은 양식으로 지어진 일본 전통 가옥을 가리킵니다. 주로 나무, 점토, 짚을 포함한 자연 자원만을 사용하여 건축되며, 구체적으로 일반적인 몇 가지 설계 원칙이 있습니다.
특징은 경사진 초가지붕이며, 내부 구조 역시 여러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농부나 상인들의 계층에서 주로 살았던 주택이기에 가족 거주하는 공간이면서도 일터로서 실용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필요로 했습니다.
역사
최초의 전통가옥은 에도 시대로, 실용적이고 돈이 적게 들었기에 일본 전역의 마을과 도시에 지어졌습니다.
전통적인 일본 가옥은 일터이자 거주 공간이었기 때문에, 창고와 가게 정면으로서의 공간도 필요했습니다. 여러 계층의 장인, 농부, 상인들의 집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전통 가옥에서 사업이나 물건을 팔 수 있는 매장으로서의 공간으로 활용하기에도 적합했습니다.
전통 일본 가옥들은 많은 특징을 공유하고 있지만, 각 지역의 기후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으로 짓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북쪽의 홋카이도나 아오모리에 지어진 전통집은 매년 겨울의 엄청난 양의 눈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해안선 지역이나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지어진 전통집은 강풍에도 대처할 수 있는 튼튼함이 필요했습니다.
일본 전통집의 특징 장점과 단점
장점
전통집은 튼튼한 구조물로, 뼈대는 두꺼운 목재를 활용하여 만들어지는데, 보통 200년 정도의 거대한 참나무나 편백나무가 사용하여 짓었습니다. 또한 집 전체 골조에 못을 사용하지 않고, 퍼즐처럼 끼워 맞추는 장인 기술을 바탕으로 완성됩니다.
대충 테트릭스처럼 흠이 겹치는 부분을 맞춰서 끼어넣는 기법인데 극한직업 유튜버 채널에 집 검색하시면 기법이 나옵니다.
다음으로는 초가지붕입니다. 건물 위에 우뚝 솟아 있는 A형 형태는 전통적인 특징입니다. 길게 경사진 지붕은 두꺼운 눈으로부터 집을 보호해 주고, 겨울에는 실내 단열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덥고 습한 여름에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을 막아줍니다. 이런 지붕을 짓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일반적으로 20~30년마다 다시 지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일본의 무더운 여름날에는 목조건물 만한 것이 없다고 할 만큼 더위 해소에 좋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집 구조 설명때 다시 하겠습니다.
다만 한국의 한옥집도 매년 가을 추수 후 볏짚으로 지붕을 두껍게 짓어서 난방을 구성했지만 벌래나 유지 보수 부분 때문에 2~3년마다 다시 해야했습니다.
단점
여름 위주의 주거형태 : 일본은 습기가 높고 여름이 더워 개방적인 주택 구조가 특징으로 여름형 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이 많고 지붕이 높아서 추운 겨울엔 부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재에 취약 :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목조 건축이 많은 대신 화재에는 취약성이 있다. 95년 고베 지진 때 6천 여명의 사망자를 낸 것도 목조 건물이 많아 화재로 인한 피해가 절반 이상이었다. 같은 정도의 터키나 대만의 지진의 경우에는 목재건물이 적어 화재로 인한 피해가 적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일본의 가장 큰 자연재해인 지진 때문에 건물이 낮을수록 무너질 확률 또한 낮아지며, 돌집 건물보다 목조건물이 흔들림에 훨씬 강하기 때문에,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일본에서 자연스럽게 높지 않은 목조 건물을 많이 짓었습니다.
추가로 목조건물은 방음이 잘 되지 않아 옆방뿐이 아니라 옆집까지 소음에 노출되기 쉽다. 하숙집 같은 경우 큰소리로 이야기하면 위아래 층에 모두 들리게 된다. 한국 유학생들이 초기에 실수하는 경우가 많은 부분입니다.
일본 전통 가옥에서 발견되는 전형적인 특징
내부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집의 입구에는 ‘도마‘가 있습니다. 도마는 집 안과 밖을 연결하는 다목적 구역입니다.(주택의 정원같은 곳입니다) 도마의 바닥은 비가 오거나 추운 날씨에도 주방 또는 작업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으며 동시에 물건을 사고파는 점포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집의 중심에는 난로 및 조리기 역할을 하는 ‘이로리‘라고 하는 평가마가 있습니다. 물이 가득 찬 주전자를 천장의 끈으로 난로 위에 매달아 뜨거운 물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흔히 에도시대 애니나 만화를 보면 항상 나옵니다.)
이로리는 요리에 사용하기도 했고, 가족들이 난로 주변에 앉아서 식사를 하거나 손님을 접대할 때 쓰기도 했습니다. 일본 전통 가옥의 바닥에는 다다미가 깔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도마를 제외한 1층은 보통 지상 약 0.5m 높이로 지어집니다. 이를 통해 바닥에 난로를 만들고 하단의 작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일본 전통 가옥 내부는 벽이 거의 없기에 대신에 ‘쇼지‘와 ‘후스마‘라고 하는 미닫이 칸막이로 방이 구분했습니다. 이런 특징의 가벽이였기에 인테리어하기에는 매우 유연했습니다. 상황에 맞춰 쇼지나 후스마를 밀어서 열면 방의 크기가 두 배가 되거나 모양이 바뀌어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과 방 사이의 경계벽이 ‘후스마‘로 되어 있습니다. 벽으로 사방을 막으면 방 안에 습기가 차기 때문에 통기성을 고려하여 벽 대신에 후스마로 경계를 만든점이 있습니다. 또한, 후스마에 바른 종이는 습기를 흡수해주어 실내의 습도를 낮춰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일 때는 후스마를 분리하여 떼어낼 수 있어 공간을 크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그다지 지켜지지 않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쇼지’는 우리의 한지와 같은 일본의 전통 종이인 와시(わし)를 바른 미닫이문으로, 주로 햇빛이 들어오는 복도 쪽에 있어 채광의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후스마와 쇼지 둘 다 방과 방 사이의 경계를 만들어준다는 점으로 비슷하다 할 수 있는데, 채광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쇼지 뿐이며, 주로 햇빛이 잘 통하는 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많은 전통 일본 가옥은 집 밖을 순환하는 ‘엔가와’라고 하는 외부 복도를 특징으로 합니다. 미닫이 칸막이 중 일부는 엔가와 쪽으로 열려서, 다른 방을 거치지 않고도 다른 쪽으로 이동할 수 있게 했습니다.
건물의 꼭대기의 거대한 지붕 아래에 있는 처마는 특히 농가에서 누에를 기르는 데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꼭대기까지 올라간 열은 누에가 자라기에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고, 거기에서 비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비단 자체로 값진 상품이면서, 옷을 만드는 데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전통 가옥의 쇠락
지금은 지속적으로 전통가옥의 숫자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단독주택처럼 말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급속한 산업화로 많은 젊은 세대들이 대도시에서 더 나은 임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시골과 전통 농업을 떠났습니다. 현재 일본에는 약 12만 채의 전통집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면서 시골 지역에는 대부분은 노령 인구만이 남아있습니다. 전통집은 보통 부모님에게 물려받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일본은 빈 주택의 경우 따로 추가 세금을 물고 있습니다)
일본의 부동산은 일반적으로 전매 가치가 거의 없는 대신 집이 점유하는 땅은 자산인데, 만약 그 위에 집이 있다면 그 땅의 가격이 떨어집니다. 허무는 비용에 상속세까지 더해져 젊은 세대에게 남겨진 재산은 감당하기 벅찬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많은 일본 전통 가옥들이 사람이 살지 않는 채로 방치되어 황폐해졌으며, 그 중에는 붕괴 직전인 것도 있습니다.
일본 고민카 주택의 재발견
최근 10년 전후로 각종 서브컬처를 통해 유명해지면서 전통집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일본 건축의 문화제이며 시골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전통집의 입지는 도시에서 생활하며 겪는 일상의 고단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양지로 뽑히고 있습니다.
오래된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전통 일본 가옥에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에서는 부동산의 가치가 오랫 동안 유지가 안됩니다. 전통집 뿐만이 아니라 아파트(팬션)도 동일합니다. 일본 집의 수명은 30년 이상의 한 세대를 넘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마치 우리나라 순… ㅅ아파트처럼 단가절감이…)
오늘날에는 전통집을 복원하고 용도 변경을 시도하는 다양한 보존 단체와 사업체들이 있습니다. 문화적 중요성과 잘 지어진 넓은 부동산의 커다란 잠재력이 인정받으면서,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본 전역에서 카페, 식당, 심지어 호텔로 개조되고 복원된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정통집을 구입하여 현대식 가정집으로 개조하고 있습니다. 다만 매입하여 개조하는 비용과 거의 발생하지 않는 투자 수익률을 고려하면, 전통집은 여전히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러한 사람들이 있기에 도시속에서도 정통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겁니다.
현재 일본 대표 전통집 마을(관광지)
지금까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정통집 지역은 기후현의 시라카와와 도야마현의 고카야마 인접 지역에 있습니다. 두 지역 모두 지붕에 눈이 쌓여도 쉽게 떨어질 수 있도록 두 손을 모아 합장한 것과 같은 형태의 ‘갓쇼즈쿠리(合掌造り)’ 지붕으로 유명한 일본 전통 가옥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시라카와와 고카야마 모두 300년 이상 된 멋진 시골 풍경 속에 서 있는 아름다운 전통 고민카 가옥들 덕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특히 눈이 오는 11월 이후는 성수기로 깊은 눈에 고민카가 덮이는 겨울이 되면 특히 아름다워 만흔 관광객들이 간다고 합니다.(다만 비싸…)
후쿠시마현의 우치주쿠도 에도 시대의 매력적인 전통집으로 유명한 곳 중 하나입니다.
오우치주쿠는 에도 시대에 많은 식당과 료칸의 본거지였던 옛 역참입니다. 지나가던 여행자들이 멈춰서 휴식을 취하던 곳으로 오늘날의 오우치주쿠 거리에는 아름답게 정비된 정통집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전에 료칸으로 사용되었던 웅장한 건물 안에 자리 잡은 오우치주쿠 거리 전시관은 에도 시대 고민카의 인테리어를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흔히 애니나 만화 게임에서 주인공이 지나가면서 모찌 꼬치를 먹는 배경으로 활용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교토에서 약 30km 거리에 일본 전통 가옥 40여 채가 모여있는 아름다운 옛 마을 미야마 가야부키노사토가 있습니다.
거리가 조금 멀기는 하지만, 미야마 가야부키노사토에는 여전히 개인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는 정통집이 많이 남아 있어, 일본 시골의 마을을 둘러보다 보면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곳에서도 에도 시대의 전통 양식으로 전시된 미야마 가야부키노사토 민속 박물관에서 내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도쿄 남쪽 가나가와의 니혼민카엔에는 아름답게 보존된 일본 전통 가옥들이 모여 있습니다. 니혼민카엔에는 보존을 위해 일본 전역에서 이전한 인상적인 정통집들이 많습니다.
참고자료